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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튼처럼 이청용을 위해주는 팀은 또 없다!

뭐라카노 2010. 3. 30. 13:17

 

항간에 볼튼은 이청용 실력에 비해 팀 수준이 떨어진다는 등 볼튼을 폄하하는 글들을 볼 수 있는데,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20개 팀 가운데 이청용을 처음으로 받아준 팀이 바로 볼튼이고, 그 때문에 볼튼은 이청용 본인에게 절대 잊혀질 수 없는 친정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볼튼이 없으면 지금의 이청용도 없었을 것이고, 그 이전에 얼마 전 경질된 게리 맥슨 감독의 안목이 있었을테고, 또 그 이전에 박지성의 활약 덕이 있었을 거라는 뭐 그런....

 

현재 이청용의 가치가 상승해서 빅4를 제외한 다른 클럽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지만, 3~4개월 전만하더라도 그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클럽이 몇이나 되었을까요? 거듭말하지만 볼튼은 이청용에게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평생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들 말합니다. 아마 이청용에게 그 3번의 기회 중 1번을 바로 볼튼이 내어준 거라고 생각하네요.

 

현재 볼튼 팬들이 이청용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하죠. 아래 볼튼 홈구장에 걸린 2개의 대형 현수막 사진이 이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한국 팬들이 만들었단 의심이 들 정도이지만, 누가 만들었든 홈팬들 허락없이는 이런 대형 사진을 올릴 수는 없겠죠. 이런 사진이 걸린 것만으로도 이청용, 홈팬들 양쪽 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홈팬들의 열렬한 지지가 있는 볼튼을 뒤로 하고, 이청용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조만간 빅클럽에 진출할 것이라는 설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이청용의 몇몇 인터뷰를 살펴보면 본인은 남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볼튼의 프리미어리그 잔류여부겠죠. 볼튼이 2부리그로 강등된다면 이청용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적은 불가피해보입니다.

 

반대로 볼튼이 잔류하게 된다면 이청용은 볼튼에 남아야한다고 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청용은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래봤자 데뷔시즌일뿐입니다. 박지성이 PSV에서 3년 동안 활약하여 맨유에 입성한 것처럼, 같은 맨유의 윙어 발렌시아, 나니가 위건과 스포르팅에서 각각 3년 동안 활약하여 맨유에 입성한 것처럼, 이청용도 아직은 빅클럽에 진출하기 위해서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볼튼 팬들도 이청용을 영원히 볼튼맨으로 묶어둘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볼튼맨으로 묶어두기엔 이청용이 과분하다는걸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언젠간 보내야할 선수라면 그 시기가 빨리 다가오지 않기만을 바랄뿐이겠죠.

 

제가 바라는 것은 이청용이 1~2년 정도 붙박이 주전으로 뛸 수 있도록 볼튼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월드컵이 끝나고 올 7월쯤엔 이청용에게 많은 유혹이 몰려올텐데, 부디 그 유혹들에도 넘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월드컵 특수효과로 이적여부를 결정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월드컵은 단기 토너먼트일뿐이고 거기서의 활약여부로 이적을 고려하는 클럽이나 선수는 거품일 확률이 많기 때문이죠. 단기 토너먼트에서의 반짝활약은 스카우터들에게 시선을 대주는 역할만 해야할 것이고, 이적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소속팀에서의 리그활약과 경력이 우선시 되야하겠죠. 아마 단기 토너먼트 특수효과로 선수를 잘 영입하는 곳들은 사우디같은 중동리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박지성도 AC밀란 4강전 골이 이적여부를 결정지었다고들 하지만, 사실상 이적을 결정지은 건 AC밀란 4강전 활약과 더불어 3년동안 PSV에서 활약했던 준수한 경력일 것입니다. 아마 4강전 골 때문에 이적했다고 하는 것은 팬들이나 언론이 만들어낸 루머 가운데 하나겠죠. 참고로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영입하기까지 그가 출전한 20경기 정도를 면밀히 살펴봤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이청용이 언젠간 볼튼을 떠날걸 잘 알지만, 현재 볼튼이 이청용에게 보내주는 성원들이 얼마나 대단한건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아마 이청용이 볼튼을 떠나고 나서야 볼튼의 성원이 얼마나 대단했던 건지를 깨닫고 그리워하게 되겠죠.

 

불과 1년만에 볼튼에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된 이청용과 무엇보다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 준 볼튼에게 감사의 박수를.... 그리고 지금은 없지만 게리 맥슨 감독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