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이상돈이 새정연 비대위원장으로 가는 것을 적극 반대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해 일한 사람이 야당 비대위원장으로 가는 것은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가 설령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한다고 해도 그것은 야당이 혁신하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야당 분열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상돈은 말은 진보적으로 하지만 그의 몸은 수구에 몸담은, 일종의 회색주의자이다.
5.16을 혁명으로 인식하는 역사관도 문제다.
그렇다면 이상돈은 왜 새정연 비대위원장으로 가려고 했을까?
그 이유를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1)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지만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 것에 은근히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2) 일년 반 동안 지켜보니 새누리당과 청와대 하는 꼴이 마음에 안 들었다.
(3) 중앙대 명예 교수라고 하지만 별로 할일이 없었는데, 야당이 자기를 부르니 우선 고마웠다.
(4) 야당을 진짜 혁신해 보고 싶었다.
나는 이중 (1)에 가장 무게를 두고 싶다.
박근혜는 여러 사람을 불러 도움을 청했다가 청와대로 들어가자 그들을 홀대했다.
심어는 아직까지 한 번도 불러주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경제민주화도 선거 때 써 먹고 버렸다.
이른바 토사구팽이다.
그렇다면 이상돈의 배신(?)은 국민들에게 어떤 인식을 심어줄까?
(1) 오죽했으면 야당 비대위원장으로 갈려고 했을까, 하고 오히려 박근혜를 욕할 수 있다.
(2) 이상돈의 배신은 오히려 여당과 청와대에 더 큰 상처를 주었다.
(3) 친박만 등용하는 낙하산 인사에 불똥이 튈 수 있다.
야당 다수의 반대로 이상돈 카드는 물건너 갔지만 그것으로 내상을 입은 곳은 오히려 수구들이다.
청와대도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속으론 부글부글할 것이다.
측근이 자꾸만 떠난다는 것은 그만큼 여당과 정부가 썩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여당으로 야당으로 오가는 이상돈의 태도도 지식인이 해야할 태도는 아니다.
그는 애초부터 새누리당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새정연은 어떻게 해야할까?
(1) 비대위원회 대신 혁신위원회로 이름을 갈고 신망 있는 사람을 위원장으로 새로 모셔라.
(2) 당헌, 당규를 고쳐 각 계파를 아우르는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라.
(3) 1월에 조기 전당 대회를 열어 강력한 리더싶을 발휘할 수 있는 당 대표를 선출하라.
(4) 흩어진 야권을 통합하라.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 번의 실수로 사퇴하는 것이 원칙이나, 원로들과 중진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만 전념하라.
이미 욕을 먹은 것, 새누리당의 어떠한 회유책에도 넘어가지 말고 끝까지 특별법을 관철하라.
여기서 물러나면 오히려 지지율이 더 내려간다.
야당은 투쟁만 해서 진 게 아니라, 투쟁을 제대로 못 해서 진 것임을 명심하라.
문재인 의원도 당재건에 앞장서라!
당이 무너지면 다음 대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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