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지금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뭐라카노 2010. 5. 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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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5월 23일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신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사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아니 반대했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어쩌면

더 정확한 것이겠지요.

 

반기업적인 정서,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듯한 시각,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발언, 부시 미 대통령에게 재차 질

문을 하고 다시 답변을 요구하는 모습에 외교적 결례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섣부른 자주국방론,

실제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슨 소리냐 경제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데 라며 현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모

습, 오직 분배에만 신경을 쓰고, 가능성이 희박한 지역에서 바보처럼 출마하는 왕고집, 부동산 문제를 세금

폭탄으로 해결하려던 단순함과 그에 따르는 저항들, 언론의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싸우려 했

던 것에 대한 반감, 정제되지 않은 언사 등등 제 기억속의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좋은 감정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은 퇴임 후 봉하마을로 내려가시면서 변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조금씩 다른 시선으로 그

분을 보게 되었습니다.평범한 시민들에게 사랑해요 라는 표시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시고 막걸리 한 잔에 불

그스레한 얼굴로 미소짓는 모습, 상대방에게 무릎 꿇고 두손으로 술을 따라주시던 겸손함, 손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농로를 신나게 달리시는 할아버지의 따뜻함, 예비역답게 절도있고 바른 자세로 거수경례를 하시는

멋진 모습, 일반인과 뭐 다를게 있냐는 듯이 동네 가게에서 담배를 태우시던 농부 노무현, 누구와도 거리감

없이 두손을 맞잡고 고개 숙여 인사하시는 모습들을 보며 그동안 닫혔던 마음의 문도 하나 둘씩 열리더군요.

 

그리고 현재라는 다소 색다른 길을 걸어가며 그분의 생각이나 가치관들이 다시 평가되고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가슴 깊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장경제를 이해하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하셨고 철저히 포장된 것보다 인간적이고도 서민적인

소탈한 언사, 힘있는 나라의 정상들 앞에서 전혀 꿀리지 않으시는 당당함, 우리나라는 우리가 책임지고 지킬

수 있다는 자주국방에 대한 열망, 지역감정을 없애고자 가능성이 적은 지역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바보같

은 끈기와 열정, 정당한 분배와 복지에 대한 열의, 건전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오직 흔들기에만 치중했던 일

부 언론들에 대한 지극히 타당한 항변 등등으로 다시 재조명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가슴 아프게 가신 뒤에야 이런 생각이 더 들고 보는 관점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니 다시 한 번 인

간이라는 것이 가벼운 존재임과 동시에 평소 공기의 소중함에 감사할 줄 모르며 숨을 쉬지만 막상 부족하거

나 없을 때 비로소 고맙고 감사합니다 라는 마음을 갖는 그런 이기적인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그분이 평소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것이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고 평등하게 대우받으며 따뜻한 숨결이 모두에게 고루 전달되고 원칙이 바로 서는 그런 평

화롭고도 정의로운 세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며 그분의 정신이 모두 녹아 있는 미완성된 이 말씀을 가슴

에 새기고 완성해야 할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이며 우리가 앞으로 이루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합

니다.

 

 

"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세상,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더럽고 아

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 좀 없는 세상,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