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청문회와 표결, 새누리당의 상식과 보수성 감별 기회!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열릴 수 있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보자. 문창극 인사 청문회는 열려야 하는 것일까?
청와대가 문창극 후보자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굳히자,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입장을 입장을 싹 바꿔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야권은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상식이 있다면 내일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문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에 세우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고 밝혔다.
SNS를 비롯한 인터넷에서도 인사 청문회를 열자는 의견과 열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격렬히 부딪치고 있다.
물론 인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새누리당 지도부처럼 문창극을 '엄호'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의 이유를 들어보면, 여기서 덮을 것이 아니라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각종 비리를 더 드러내야 하며,
이번 기회에 친일 청산에 한걸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수'했던 안대희 전 국무총리 지명자에 비해 문창극 후보자는 훨씬 더 능글맞고 뻔뻔한 사람이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던 청와대는
이번에는 그 어떤 논란이 발생하더라도 지명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했을 것이다.
그러자면 후보자가 중도에 사퇴하는 일만 방지하면 될 일이다.
청와대가 생각했던 후보자의 첫 번째 자질은 능글맞음과 꿋꿋함이 아니었을까?
청와대의 기대(?)대로 문창극 후보자는 국민적 반대 속에서도 사퇴의 뜻을 전혀 내비치고 있지 않다.
청와대는 하루 늦추긴 했지만, 결국 국회 임명 동의안을 제출(17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교감을 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연일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일부 강연 내용만 보고 섣불리 판단할 게 아니라 전체를 보고 맥락을 판단하고, 본인에게도 소명할 기회를 주는 게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문창극 지키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친박이자 7 · 14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서청원 의원도
일찌감치(14일) "국민이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해명 · 사과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러나 청문회를 통해 소명할 기회를 주고 국민이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뜻을 받들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국회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고 문창극 후보자가 끝까지 버틴다면
결국 인사 청문회를 열리게 될 것이다.
야권에서는 '저격수(실제로 박지원 의원이 인사청문회 위원장을 맡았다)'를 배치할 것이고,
새누리당은 '방패병'들로 야권의 공격을 받아 넘기로 할 것이다.
물론 지켜보는 국민의 눈이 있으니 이전의 발언들에 대해 '꾸짖는 연기'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방패병'이라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뒷목을 잡아가며 봐왔던 '인사 청문회'가 재현되고 나면,
국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85명이고,
전원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에는 143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이 된다.
새누리당 의원의 수가 148명이니 '이탈표'만 없다면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통과될 것이다.
- 이재오 의원가 트위터에 올린 글, 부디 띄어쓰기 좀.. -
하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난 16일,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차피 안 될 일 가지고 시간을 끌수록 청와대에 대한 불신만 가중될 것이다. 시간 끌어도 결과는 뻔한 일이다"라며 청와대가 문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표 1표 확정! 설마 친이계의 좌장이라 불린 그가 혼자 움직이진 않을 터, 플러스 알파(α) 표!
또, 7 · 14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12일, 새누리당 초선 의원 6명(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 의원)은
"문창극 후보자는 즉각적이고 용기 있는 자진사퇴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더 큰 정치·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며
공개적으로 문 후보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반대표 6표 추가?
이미 공개적으로 문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새누리당 의원의 수는 (이들을 포함해서) 10여 명이다.
문제는 이 숫자가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명한 의원의 수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말을 못하고 있지만, 내심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 정도라면 새누리당 지도부도 표결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약 표결까지 밀어붙였다가 이탈표가 나오며 부결되기라도 한다면,
지도부의 리더십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도 레임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편, 임명 동의안이 '무기명 투표'라는 것은 한 가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무기명'이기 때문에 새누리당 내의 이탈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론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겉으로는 비판의 각을 세우고 있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그래도 청와대와 당을 생각해야지'라며 찬성 표를 던지지 말란 법이 없다.
새삼스럽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놀랄 일도 아니지 않은가?
상대는 새누리당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문 후보자 자진사퇴 촉국 성명서를 발표한 6명의 의원 중 한 명은
지도부의 압박으로 인해 입장을 번복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반대표 6표 추가?'에 물음표를 쓴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렇게 족집게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표결로 가는 것은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에 부담스러운 일이다.
야권으로서는 '(밑져도 본전이 아니라) 밑지면 이기는 장사(?)'가 아닌가?
만약 새누리당이 표 단속에 성공해서 문창극 후보자를 통과시킨다면
국민적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탈표가 나와서 부결된다면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새누리당 지도부로서는 문창극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사퇴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테지만,
청와대가 '매의 눈'으로 선택한 '능글+뻔뻔'의 달인 문창극 후보자가 그리 쉽사리 물러설 것 같지도 않다.
그에겐 신앙이라는 버팀목이 있지 않은가?
신이 주신 시련이라 생각하고 버틴다면, 그 정신력을 누가 당한 단 말인가?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의 말처럼
문창극과 같은 사람을 인사 청문회에 세운다는 것은
'국가적 수치'가 아닐 수 없고, 안철수 공동대표의 표현처럼 '상식이 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다.
새누리당 내의 (보수를 참칭하는 수구가 아닌) 진짜 보수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호소한다.
민족과 국가를 사랑을 최우선하는 하는 보수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 땅의 보수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