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관련

세월호 선장님.....

뭐라카노 2014. 4. 18. 12:40

배를 가른다 하여 다 의사는 아닙니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다 하여 다 영웅은 아닙니다.
배를 운전할 줄 안다고 하여 다 선장은 아닙니다.
선원과 함께 살아 돌아왔다고 다 훌륭한 리더는 아닙니다.
앞장선 자는 섬김을 받기 이전에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앞장선 자는 나를 위함이 아니라 나를 믿고 의지하는 자들을 위해 용기있게 행동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앞장선 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자들의 꿈을 위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규율에 맞게 결단 할 줄 알아야합니다.
선장!
그대는 보이십니까?
저 다급한 손길들이~
뱃머리 가장자리에서 선두로 구조되느라 아마 돌아보지 못하셨을 것 같아 생생한 현장을 다시 담아봅니다.
당신이 조사받고 돌아가 따뜻한 잠자리에 드는동안 우리의 자식들은 차가운 수온을 견디며 싸늘히 식어가야했습니다.
살아 돌아온 그대의 목숨을 탓하는건 아닙니다.
저 곳에 버리고 온 선장의 사명감을 원망하는 겁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 마음 다 같을텐데 어찌 그대는 저곳에 저 수많은 목숨들을 가두어 둔채로 구조 대원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단 말입니까?
단 한 명이라도 도왔더라면~
아니 신고라도 빨리 했더라면~
아니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 방송만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자동문 열어 주고 탈출해야 한다고 위기라도 알렸더라면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뛰고 있는 그대의 심장을 원망하진 않았을 텐데..
덩치만 컸지! 아직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십년이 넘도록 잔소리 들으며 공부만 하던 우리 아이들이.
밤동안 저 캄캄한 암흑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수압이 여기보다 4배나 더 높다는데 공기가 있은들 얼마나 버티어 줄까요?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였다면 모를까!
살아서 자신의 죽어가는 생생한 경험을 하고서야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면.
당신 선장!
어떻게 그 빚을 다 갚으시려고 그렇게 서둘러 아이들을 그 곳에 버려둔채로~
정부가 있은들 슈퍼맨이 아닌데.
해군,해병이 있은들 축지법을 쓰는 것도 아닌데.
저곳에서 바다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지 않습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쿵~소리와 함께 조금만 더 빨리 탈출을 시켰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따뜻한 부모의 품에서 잠들었을 텐데..
세상에 진 이 빚을 도대체 어떻게 갚으시렵니까?
배가 눈 앞에서 가라앉는데도 전 국민은 속수 무책이어야 했고..
아닌줄 뻔히 알면서도 전국에 자식둔 부모들은 한 마음으로 기적을 기도하는데..
사람 마음 간사한지라 아무일 없는 내 자식 보며 안도의 한숨 쉬어 보지만 저 장면을 보고 비통해 하지 않을 부모가 누구이며 가슴 저미지 않을 부모가 누가 있겠습니까?
경주 사고 난지 얼마 되었다고 또 다시 자식 둔 부모들을 이리 울려서야 이게 어디 복지 국가라 말 할 수 있습니까?
국민1인당 소득 어쩌고 저쩌고.
최저 임금 어쩌고 저쩌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대형 사건 사고들의 울분은 결국 11만원 항공비보다 저렴한 3만원대 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서민들의 몫이 되어 온나라의 부모들을 울리고 있으니.
이 어찌 잔인한 4월이 아니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친구를 잃은 아이들은 아무일 없듯 중간고사를 치뤄야 하나요?
자식을 잃은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또 일터로 나가야 하나요?
산 사람은 어쨌든 살아가겠죠.
허나 심장을 잘라낸 장애가족으로 저들이 먹고 자고 한들 그게 산사람의 삶이라 할 수 있을까요?
변명이라도해보세요!
한마디라도 듣고 싶네요...!

고3이 있는 부모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미안하고 미안하다 애들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