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지금

바보" 한분을 보내 드리며.. ㅠ.ㅠ

뭐라카노 2009. 5. 29. 14:50





오늘..
저희는 [바보] 한분을 보냅니다.            

뉘들은.. “노짱” “노간지”라 부릅니다만
그냥 [바보]라 부르렵니다.

생전 소탈한 웃음...
지금이라도 맞대면...
인간 내... 살 내음 물신 풍길겄 같은...
그런 사진을 앞 새우고
[바보] 한분이...
오늘.. 또 웃는 모습으로
저희를 떠나 갑니다.

잘가십시오~ 편히 쉬십시오~ 그렇게 보내드려야 하는데...
근조~ 명복~ 영면... 온갖 조의어구 로
[바보] 가시는 길에
弔花가루 처럼 뿌리며
그렇게 보내 드려야 하는데...

하면서도... 보낼수가 없습니다.

사랑 합니다~ 그 한마디로 보내기엔...
잡은 손 차마 놓치를 못합니다.

올곶은 정신을 가지신 분이라...
그래서.. 작은 허물에도 그 길을 택하셨든
[바보]... 한분의 손을 놓치 못합니다.

압니다.
얼마나 힘드셨는지
얼마나 회한이 깊으셨는줄...
그러기에 더 마음이 아픔니다.

오늘 저희는
님을 또한번 [바보]라 부르려 합니다.

님 영전에 검정색 옷 입고..
머리 꺽으며 다가서는 여러 잡인들을 보며..
진정 님은 [바보] 입니다 라고...
아픈 마음에 상채기 하나 더하게 됩니다.

그들... 더러운 몸뚱이 가리려 검정색 옷 갈아 입고..
그래도 냅내~ 하며 얼굴 디미는 후안무치
낼름거리는 뱀 혀로 뇌깔이는 망령스런 말들..
도대체 당신 영전 앞에 머리 숙이며
뭘 생각 했을런지,,,,,,,,,,
손에든 국화의 씨톨 만큼이라도
부끄러웁고.. 미안하고........
그런걸 알기나 하는건지

아..!!!!
님은 진정 [바보] 였슴니다.

좀더 쓴소리~ 할수도 있었을 터인데....
저렇게 후안으로.. 뱀 혀로.. 살아가는 인사도 있는데
왜..??  당신께선 그렇게 황망하게 그 길을 택하셨는지
진짜~ 진짜~
님은 [바보] 이십니다.

남은 저희들..
언제 또 [바보 다운 바보]를 만나볼수 있습니까

지금 귓가에
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평소 그 음성..... 그대로~
-- 마~ 푹 쉴람니더..!! 인자 고만 하입시더..!!

그렇슴니다.
쉬십시요
세상사 번뇌 훨~훨~ 벗어던져 버리시고....

혼백 이라도 계신다면
봉하골 개구리도 잡고~ 가재도 잡고...
오리들 몰며 논두렁길도 걸어 보시고
올가을 벼이삭 여물면...
다시 농기에 올라 한바탕 크게 웃어도 보시고...

[바보] 당신께서 못다한
“사람사는 세상” 만드는 일은
님 뒤에... 또 누군가 그러하리라 믿으시고..

차마 놓을수 없는 손
이제 놓으려 합니다.
하지만...
저희들 마음 속에는
노란 수건으로
영원한 묶음이 되어 남아 있을겁니다

이제...
마음속에 차려둔 빈소를 거두겠습니다.
마지막...
노란색 국화 한송이 올려 봅니다.
담배 한 개피 불 붙여 올려도 봅니다.
천하에 제일 귀한 [사랑의 향]에 불 붙여 올리옵니다
부디 歆饗 하시고....
평안히 영면 하옵소서.

[바보]를 사랑하며..!!
혼자서 치루는 영결식...
그 [바보]를 보내드리며....!!!!!!!!!!!!

 

-----------------------------

 

당신은 바보이십니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한 길을

혼자 가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당신은 참바보이십니다.

 

동서로 갈려 서로의 가슴에

증오의 칼날을 겨누어서는 안 된다고

차가운 눈길 속을 주저 없이 가셨던

당신은 바보입니다.

 

모두가 힘 있는 편에 서서

어깨를 세울 때

약자의 편에 서기를 자청하고

먼저 허리를 굽히신

당신은 바보입니다.

 

작은 이익을 위해서도

불의와 손잡기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남기려 했던

당신은 바보입니다.

 

모두가 탐욕의 눈을 번뜩이며

높은 곳을 바라볼 때

가장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먼저 손 내밀며 웃음 짓던

당신은 바보입니다.

 

그런 당신이 또 다시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먼 길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길을

홀로 가십니다.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굳어버린 우리들의 비겁을 찢고

참다운 정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며

참다운 진리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임을

일깨워 주시려고 온 몸을 던져

온 누리에 신새벽의 종소리를 울리고

어두운 밤을 깨어 지키는 부엉이가 되어

떠나셨습니다.

 

그렇게 당신이 떠나신 후에야

당신이 바보가 아니라

우리가 바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외로이 밤을 지새우셨던 당신은

이 시대를 밝히는 참바보였으나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고 작은 이익을 좇아

떼 지어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우리는

청맹과니처럼 눈 먼 헛똑똑이였음을

당신이 떠나신 후에야 뉘우칩니다.

 

혹자는 당신에게 속았다하고

혹자는 당신을 죄인이라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압니다.

당신이 우리를 속인 것이 아니라

기득권의 나팔수를 자처한

곡필의 무리들임을

영원히 역사는 압니다.

당신이 죄인이 아니라

당신의 등을 떠민 살인자들이

누구인지를

 

당신이 온 몸을 던져 우리에게 남기신

말씀의 의미를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기신

선물이 무엇인지 반드시 대물림 하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

편 가르기도 없고

수구도 진보도 없고

곡필의 나팔수도 없고

학력으로 사람을 나누지 않고

재산으로 사람을 나누지 않고

출신으로 사람을 나누지 않는 그곳에서

 

그리고 해맑은 그 웃음으로 응원해 주십시오.

당신의 뜻을 대물려 이어 가는 우리들의 힘찬 행진을

 

2009년 5월 30일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이름 없는 민초가

 

------------------------------------------------------------------

아름다운 사람이 갔습니다. 
비통한 마음 추스릴 길이 없으며...
생전의 그를 바라보면서 간절한 꿈이 있었습니다.
이 힘들고 고된 싸움이 끝나면,
다시 세상의 희망이 되어주실 것을....
그간의 업보를 훌훌 털고 다시 청춘의 시간으로 돌아가
이 땅의 민중을 위해 새로운 씨앗을 파종하는 '바보 노무현'이 되어주실 것을.
그렇게 기다렸습니다. 
허나... 
이 기다림조차 그에겐 무거운 짐 이었나 봅니다.
 
 
가슴 막혀 목이 쉰 그날에
촛불은 자신을 태우며 울었고,
붉은 철쭉꽃도 신작로에 떨어지며 울고 있었습니다.
님 생애에 담긴 
뜨거움과 용기, 그 솔직하고 진솔한 마음
겸손과 웃음, 눈물까지 기억하겠습니다.
 
 
"노빠는 아니지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

국화 [내 마음에 눈물 내리네..]
 
 
 
 
내 마음에 눈물 내리네
 
 
도심에 비 내리듯
내 마음에 눈물 내리네.
가슴 깊이 스며드는
이 슬픔은 무엇인가?
 
오, 부드러운 빗소리여
대지 위에도 지붕 위에도!
괴로운 이 가슴에
오, 비의 노래여!
 
역겨운 내 맘 속에
까닭없이 눈물 내린다.
웬 일일까! 배신도 없었는데?..
이 슬픔은 까닭이 없네.
 
사랑도 미움도 없는데
내 마음 왜 이다지 아픈지
그 이유를 모르는 것이
가장 괴로운 아픔인 것을!
 
('말 없는 로망스' 中)
 
 
-베를렌느
 
 
 
 

국화 - 2008년
 
 
 
국화 - 2009년 
 
 
 
 
......
......
......
 
 
 
 
 


 

오늘
님 가시는 길에
마음의 촛불 하나 밝히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