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야기.

낙동강 배스낚시 현장 보고 - 6

뭐라카노 2009. 3. 14. 13:22

낙동강 배스낚시 현장 보고 - 6
  

댐이나 저수지처럼 갇힌 물은 여름의 혹서기 동안 수온이나 수질 면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조과도 들쭉날쭉 안정적이질 못하고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때 항시 새로운 물로 채워지는 강계는 정지수(靜止水)를 압도하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낙동강 조행이 그러했다. 태풍 나비가 코앞에 닥친 상황이라 상류에서 물을 풀었는지 물이 강하게 흐르고, 이와 함께 배스는 높은 활성을 보였다. 지난 9월 3일과 4일 양일에 걸친 취재 동안 헤아리기 어려운 마릿수 호황과 다양한 장애물 조건에서 낚시를 즐겼다. 낚시인으로서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암반지대에선 크랭크베이트가 위력
수몰나무 구간에선 러버지그가 해결사

부산의 열혈 배스꾼 김재현·현수 형제의 가이드로 낙동강 삼랑진 유역(낙동강철교~양산천교까지 약 10km 구간)의 배스낚시 정보를 파악한 취재팀은 첫째 날은 전체적인 탐색을 하고, 다음 날은 포인트와 패턴을 압축해보기로 공략 계획을 세웠다.
첫째 날 확인된 주요 패턴은 암반지대를 딥다이빙 크랭크베이트로 공략하는 것. 빠른 탐색을 위해서 스피너베이트·바이브레이션 플러그·버즈베이트 등 빠른 템포의 루어는 모두 동원해보았지만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 것은 크랭크베이트였다.
사용한 크랭크베이트는 전형적인 플라스틱제와 발사우드제로, 각각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플라스틱제는 강한 래틀음 덕분에 물이 다소 탁한 상황에서도 효과적이긴 하지만 밑걸림엔 취약한 면을 보였다. 반면 발사우드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강한 부력 덕분에 대부분의 장애물 조건을 잘 타고 넘는 전천후 돌파력을 발휘했다.
물론 배스는 바위나 나무를 타고 넘는 순간에 반사적인 공격을 가해 왔다. 대부분의 입질은 연안에서 2m 이내의 짧은 구간에서 들어왔지만 보트 바로 밑에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입질의 형태는 물속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 후에 바로 오거나 잠시 릴링을 멈추고 기다릴 때 강하게 당기는 느낌으로 왔다.
크랭크베이트는 그냥 감다보면 배스가 물고 매달리는 단순한 루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배스의 먹새가 최고조라면 인정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빠른 릴링 중에도 미세하게 오는 수중 구조를 느껴가며 동작을 연출해야 한다. 웜 못지않은 감도의 낚시를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줄은 되도록 늘어짐이 적어 감도가 우수한 플로로카본사가 이상적이다. 참고로 밝히자면 필자가 이날 크랭크베이트에 주로 사용한 줄은 10에서 12파운드 굵기였다.
태풍이 곧 닥칠 듯 바람이 점점 거세지는 상황 속에 첫날 탐색을 마쳤다. 날씨를 걱정하며 맞은 둘째 날 아침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약간의 바람은 있었지만 태풍의 그것과는 무관해 보이는 날씨였다.
첫 포인트는 전날 봐두었던 수몰나무 지역. 6피트 6인치 길이의 헤비 대에 17파운드 플로로카본사를 걸은 중장비로 러버지그를 드리웠다. 역시 있을 만한 곳에서는 모두 반응이 왔다. 수몰나무와 보트의 간격은 멀어야 3미터 정도. 어떨 때는 보트 바로 옆에 있는 가지 속에서 배스가 낚이기도 했다.
러버지그의 무게는 1/2온스. 주로 검정색에 반응이 좋았다. 트레일러는 에코기어의 버그앤트 3인치(기자는 원래 트레일러로 트윈테일 그럽을 오랜 기간 사용해왔는데, 이제는 새로운 모델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낙동강 취재에서 처음 사용해 본 버그앤트의 효과는 일단 대만족. 이성주 프로와 함께 다섯 봉지를 소모할 만큼 배스의 반응은 뜨거웠다. 러버지그에 반응하는 형태는 우선 착수 후 첫 낙하에 바로 받아먹는 경우와, 바닥에 닿은 후 두세 번의 호핑에 반응하는 경우로, 전자가 9할 이상이었다.
러버지그의 공략 대상은 수몰 나무를 비롯, 물버들가지가 수면에 덮인 상태에서 그 가지 바로 밑이다. 전문 용어로는 ‘오버행’이라고 불리는데, 이런 곳은 스키핑으로 넣는 것이 교과서적이지만, 실전에서는 스키핑보다는 피칭이 효과적이다. 스키핑은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캐스팅 시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등, 비실용적인 면이 많아 실전성은 낮은 편이다. 차라리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피칭을 연마하면 러버지그의 착수 각도와 서밍 조절로 스키핑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입질이 한 번 들어오면 그 근처에서는 계속 이어지는 소나기 입질의 양상을 보였다.
낙동강은 해마다 큰 홍수가 반복되고, 홍수 뒤에는 바닥의 모양이 뒤바뀐다. 현지인들도 수시로 바뀌는 바닥을 알 수 없어 보트를 운행할 때는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한다. 큰 손맛이 그리워 배스 파라다이스를 찾을 땐 반드시 구명조끼와 안전운행도 유념하길 당부한다.